2023-05-26

And

2023. 5. 27. 17:59

0526의 감상과 비평

※모든 감상과 비평은 개인적인 견해이며 완벽하게 호불호를 따라가기 때문에 보는 동안 글에 끌려가지 말 것

 

 

1# 물질과 감정의 콜라주 - 파편 · 환상, 이택화 작가 개인전

작가노트가 포함된 팜플렛
크리스털 슈즈
크리스털 슈즈
크리스털 슈즈
눈꽃 2
꿈의 거품
꿈의 거품

전시를 둘러보는 내내 '결국 이 작품이 주려고 하는 대의적 메시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감상을 느꼈다. 물론 모든 예술 작품에 세상을 변화시키거나 계몽을 꿈꾸게 만들 필요는 없긴 하다. 그러나 좋은 작품이라면 그런 부분들이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기 마련이다.

작가 노트를 읽어봐도 결국 추상적인 것을 끌어당겨 재현시키거나 원래 다른 재질로 존재했던 물건을 도자로 이어 붙여 재현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특히 파편이 간직하고 있는 것을 '(재)발견'하고 표현하고자 한다 하였지만 진정으로 재발견을 하기 위해 그걸 굳이 이어 붙였어야 했냐는 질문이 남는다. 파편을 이어 붙이는 순간 파편은 더 이상 파편이라고 부를 수 없다. 하나의 물질로서 서로 연결된 상태임을 굳이 (재)발견이라고 하기에도 무색한 것이다. 이어지는 말들은 결국 작가가 '나는 이것이 흥미롭고 좋아서 이런 작품을 창조했다.'로 밖에 읽히지 않는데 물론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말이 있는 현대 사회에서만큼 이런 접근법이 나쁘진 않다.

 

다만 결론적으로 예술적인 감동 혹은 의의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은 결국 작품성과 예술적 가치의 깊이를 훼손한다.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탐구하기 위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하면서 넘어가도 될지 모르지만 '나'라는 개인적 감상자 안에서는 예술적 담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조형품에 지날 수밖에 없어 아쉬울 따름이다. 

 

2# 빛을 따라가다 보니 마주한 삶 - 삶을 따라가다 보니 마주한 빛, 이기라 석사청구전

작가노트
전시장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작품

개인적으로 '윤슬'이라는 단어를 쓰는 작가를 몇이나 봤는지 세기 힘들 정도로 본 것 같다. 그러나 그중 윤슬을 가장 잘 만들어낸 작가를 뽑으라면 이기라 작가일 듯하다. 일단 재료가 알루미늄 와이어를 사용한 것은 이제 그리 흔한 일은 아닐지도 모르나 확실히 표현하고자 한 윤슬을 무엇보다 잘 보여주는 수단으로 쓰였다는 감상을 지울 수 없다. 강하지만 무릇 소재, 중첩되며 나타나는 이미지가 잘 맞아떨어진다. 한마디로 주제와 표현법이 완벽히 맞아떨어진 의미가 있다. 

 

반복 작업 속에서의 인간의 노동과 노력이 합쳐져 반짝이고 일렁이는 빛을 만들어낸다는 그 프로세스 역시 작품의 주제와 합당했다. 무엇보다 작가 개인이 가진 생각을 잘 표현했다는 사실이 이 작품의 작품성을 높여준다. 다만 아쉬운 점은 그래서 결국 이 작품이 인간의 작은 부분, 예를 들어 감성, 노력 등. 흔히 말하는 '힐링'에 맞춰져 있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물론 윗글에서도 언급했듯이 꼭 모든 예술작품이 세상을 바꾸거나 뒤엎으려는 거대한 의의를 지닐 필요는 없다. 다만 뛰어난 작품으로 가는 길에는 반드시 그 요소가 포함되어야 한다. 

 

결론만 말하자면 뛰어난 수작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걸작은 아니다. 오히려 이런 점이 이 작가의 미래 작업을 더 기대하게 만드는 부분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후 이 작업을 어떤 방식으로 더 보여줄지, 다른 발전으로의 가능성은 없는지 등. 석사 청구전으로서는 지금까지 봤던 석사 청구전 중 손에 꼽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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