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셰린의 밴시

Kitsch

2023. 5. 20. 02:18

The Banshees of Inisherin


영화 ≪이니셰린의 밴시≫는 마틴 맥도나의 연극 ≪이니셰린의 밴시≫를 마틴 맥도나가 영화화한 작품이다. 쓰고 보니 말장난 같기도 한데 역시 거장이라고 불릴 위치면 자기 연극도 영화화 할 수 있다는 게 좋아진 세상이다. 블랙 코미디와 부조리극-반연극이라고 부르는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그리고 흔히들 이야기하는 '내가 무얼 본 거지?' 싶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예술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어렵다고 느껴질 부분이 있을 법하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넓게 보면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며 좁게 보면 단절과 그 단절에 대한 피해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초반부터 절교 선언을 하면서 시작하니 당연하겠지만. 일단 영화 배경인 아일랜드의 '내전'은 이 영화의 테마를 큰 액자로서 보여주고 있다. 아일랜드 역사를 알면 좀 더 명료하게 다가오며 이는 파우린과 콜름의 관계를 일종의 전쟁으로 해석할 수 있을 정도다. 단절을 선언하는 콜름과 그 단절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파우린을 주역으로 내세웠고 실제로 이 둘의 관계 때문에 파우린의 주변인인 시오반과 도미닉은 파우린을 떠난다. 전쟁이나 싸움으로 인한 피해가 단순히 하는 이들만의 것이 아니라는 아주 당연한 묘사이기도 했다. 비슷한 맥락으로 파우린이 아끼던 당나귀 '제니'의 죽음이나 콜름의 집이 불에 탄 것 역시 전쟁의 피해와 닮아있다. 

 

내가 평론가도 아니고 여기서부터 적당히 줄이면 잘 표현된 영화였다는 생각이다. 뭘 표현하고 싶고 그 표현을 어떻게 은유적으로 혹은 직관적으로 던질 것인가에 대한 망설임이 없다. 잘 만들어졌다는 건 그만큼 아쉬웠다고 꼬집을만한 부분이 없다는 이야기로 개인적으로 밴시 할머니-이렇게 밖에 표현을 못하겠지만 영화 본 사람은 다 알 것-의 예언과 그 예언의 당사자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한 명은 직접적으로 한 명은 은근하게 나타낸 부분이 '와 정말 영화 잘 만들었다.'라고 생각된 부분이었다.  

 

<매우 주관적인 평가>

 

스토리 ★★★☆☆

방법론 ★★★★★

창작자의 아이덴티티 ★★★★★

사회문화적 의미 ★★★★★

예술적 감동 및 통찰 ★★★☆☆

총합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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